1. 영국으로 유학을 선택하신 이유는?

처음부터 유학을 고려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람에 관심이 많았고 더 알고 싶다는 이유로 진로를 심리학으로 결정한 후에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뉴로 사이언스에 특히나 흥미를 가졌는데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 뉴로 사이언스를 학부에서 제공하는 곳이 한정적이라 학부과정이 더 활성화되어있고 이 분야를 선도하는 곳에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유학길을 택했습니다. 그래서 미국과 영국 중에 고민했었고 1년간 파운데이션 과정을 통해서 대학 생활을 미리 경험하면서 부족한 영어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영국을 택했습니다. 추가적으로 재정적인 측면에서도 효과적일 것이라 판단했고요.
 

2. St Andrews 대학의 Neuroscience 입학을 위한 파운데이션에서, 각 텀별로 코스 구성은 어떻게 되었나요?(과목별 시간, 평가 방법 등) 자세히 써 주신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세인트앤드류스를 소개받았을 때 가장 끌렸던 조건들 중에 하나가 다른 대학들에 비해 파운데이션 과정 학생들과 학부 학생들의 대우가 같다는 점이었습니다. 대우뿐만 아니라 이에 상응하듯 사이언스 학생들은 매 학기마다 세 가지 모듈 중에서 한 가지로는 학부과정 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듣고 평가받을 수 있었는데요. 제 경우에는 첫 학기에는 생물학 그다음 학기에는 심리학을 대학 모듈로 수강했습니다. 나머지 모듈들은 이엘티에서 진행되는데 하나는 기본적인 영어실력 향상을 위한 영어수업 다른 하나는 이엘티에서 진행하는 심리학 수업이 있습니다.
학부 수업은 렉쳐와 실습으로 구성되어 있고 생물학의 경우에는 렉쳐가 매일, 실험이 일주일에 한번 3시간 그리고 심리학은 렉쳐가 일주일에 네 번 실습이 매주 한번 두 시간 정도로 구성됩니다. 이엘티 영어수업은 거의 매일 있었던 걸로 기억하고 심리학 수업은 일주일에 세 번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평가는 학부 시험, 이엘티 에세이 및 심리학 시험, 프리젠테이션 또는 세미나, 이엘티 영어시험 (각 학기 말에 치르는 시험) 등에서 받은 점수들로 자체 산정 방식에 따라서 최종 스코어가 나옵니다. (최종 점수는 첫 번째랑 마지막 시험에서 받은 점수가 각각 50%씩 반영됩니다.)
 

3. 파운데이션을 공부하면서 St Andrews의 Neuroscience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나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 있을까요?

1학년은 심리학부와 뉴로사이언스 학부가 통합된 모습으로 진행되어서 깊이 있는 지식보다는 일종의 개요 같은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일반 심리학 수업이라는 인상이 들어 조금은 아쉬웠지만 배우는 자체는 즐거웠습니다. 마음에 들었던 부분을 꼽자면 교수님들의 관심도라고 생각합니다. 생물학과 교수님들과 비교했을 때 학생들을 지지하는 모습이 더 보인다거나 이번에 메일 받은 내용에 따르면 멘토 멘티 프로그램을 운영해서 학생 간의 결속을 높여주려는 시도를 하는 것 등이 새롭게 알게 된 것이면서도 인상 깊었던 점 같네요.
 

4. 원하시는 전공으로 입학을 하기 위한 조건을 맞추기 위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혹은 주위의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점은?

아직도 그렇고 제가 가장 힘들어 한 부분은 언어적 장벽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파운데이션 과정 속에서 어려움을 느낀 학생들은 주로 영어가 그 원인일 것이라 생각하고요. 일단 이 부분이 부족하다면 수업을 따라가는 것은 물론 사람들과의 관계 맺는 일도 더 어려움이 있을 텐데요. 한순간에 비약적인 발전을 보이기 어려우니 만큼 언어로 인한 스트레스를 주위에서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5. St Andrews는 스코틀랜드의 학교이면서, 다른 학교들과 달리 여러 Activities 등을 해야 하는데, 공부이외에 해야 하는 활동을 어떤 게 있을까요? St Andrews만의 독특한 Teaching 방법이 있는지? 교사와 학생은 자주 이야기나 상담을 할 기회가 있는지?

세인트 앤드류스는 학생들이 총 인구의 1/3 그리고 나머지는 대부분 은퇴하신 노인분들이라 조용하고 정적인 도시이기 때문에 특히나 사람들 간의 교류가 가장 중요한 활동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스포츠 클럽이나 소사이어티에 가입한다면 처음 사람을 만나는데 좋은 장이 되어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을 만나는 데 취미가 없더라도 나에게 맞는 혹은 색다른 기회들을 찾을 정보를 얻기에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일례로 저는 골프클럽에 가입해서 레슨을 받았는데 골프에는 크게 흥미가 없었지만 골프 대회 봉사활동 모집 메일을 받고 궁금함이 생겨 지원했었습니다. 후에 이는 좋은 경험으로 남아있고 같이 수업을 듣던 학생들보다 봉사 활동을 함께한 파트너와 더 가까워지게 되었고요. 이렇듯 특별한 관심이 없어도 일단 가입을 한다면 정보를 얻어서 자신에게 관심 있는 일을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기에 저도 다음 학기부터 다른 클럽들에 가입하고자 하는 바입니다 :) 이건 제 개인적인 의견이고요. 반드시 해야 하는 활동이 있다기보다는 자신의 성향대로 뭐든 해보면서 자기 자신을 다르게 채워나가고 발견하는 일을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네요! 혼자를 즐기신다면 주변 도시들을 여행할 수도 있고 폴로 경기나 학교 대항전 럭비 관람도 해볼 수 있고 극장에서 문화생활도 할 수 있으니까요. 나름의 즐거운 일들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수업에 대해서 언급하자면 각 주제에 대한 전문 교수님들이 수업을 진행하셔서 생물학 같은 경우에는
4일에 한번 정도씩 교수님이 바뀌고 심리학의 경우에는 세분의 교수님이 돌아가시면서 도맡으셨습니다. 상담에 관한 내용은 제가 완벽한 학부생으로 지낸 것이 아니라 이엘티 소속 학생이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일단 파운데이션 과정 내에서는 이엘티에 멘토 분이 계셔서 1학기에 한해서 3번 정도 상담을 해주시고 다음부터는 약속을 따로 잡는 대로 상담해주시는 등 상담 기회는 묻는 만큼 있는 것 같습니다.
 

6. 한국의 고교와 St Andrews 파운데이션을 경험하셨는데, 한국식과 영국식의 공부 차이는?

파운데이션 과정을 통해서 영국식 제도가 절대적으로 한국식 교육과 다르다는 점은 크게 느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교사의 교수법에 따라 좌우된다고 생각하고요. 이엘티 심리학 수업은 강사분이 스페인 분이어서 수업이 영국식 방법이었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한국식 수업과 비슷했고 약간 실망스러운 점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형식적, 제도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영국식이 더 집중적인 공부를 유도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대학 시스템은 교양과목과 전공분야 하나 혹은 두 개를 수강하는데 비해 잉글랜드는 3년제로 전공분야 교육에만 초점이 맞춰있고 스코틀랜드는 4년제지만 교양과목의 자리를 3가지 전공과목으로 대신해 1학년 때 세 분야를 비슷한 심도로 공부해 볼 수 있고요. 교양 수업이 따로 없지만 학교 내의 센터나 소사이어티를 통해 이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서 학생 스스로가 집중할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7. 한 반의 학생 및 국적비율은 어떻게 되었나요? 같이 공부하는 학생들의 수준은?

올해만 특별했는지 모르겠지만 사이언스 사이콜로지에는 저만 한국 출신이고 저를 제외한 모든 여학생들은 중국인, 한 명 있었던 남학생은 태국 국적이었지만 부모님 중 한 분이 중국인이고 중국에 있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이었습니다. 중국인이 가장 많았고 모두가 중국어를 가장 편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서로 자주 중국어로만 대화하는 불편함도 있었습니다. 영어 수준은 비슷했고 수업 내용에 관해 다른 학생들의 질문 빈도가 낮아서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8. 학교의 어떤 기숙사에서 생활하셨는지요? 그 기숙사의 장단점은? 기숙사 소개 바랍니다.

모든 파운데이션 과정 학생들은 DRA에 머물게 되는데요. 건물과 플랫 배정전에 작성하는 질문을 토대로 비슷한 성향의 학생들끼리 묶어서 생활하기 때문에 크게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한 플랫에 5명의 학생들이 방에 머물고 나머지 방 하나는 공용 주방으로 식료품을 저장하거나 (냉장고는 공용이지만 실온 보관장은 개인별로 나눠 가지게 되고 잠금도 가능합니다.) 요리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학기 초에는 주로 여기서 파티가 열리곤 하는데 파티를 사랑하는 학생들의 플랫에서는 거의 일주일에 한번 꼴로 음악 소리가 크게 납니다. 장점은 난방이 잘 되는 거고요, 단점은 어느 마트든 30분은 걸어야 돼서 장보기가 불편하다는 점 정도네요.


9. 본인이 생각하기에 St Andrews 파운데이션의 성공하기 위한 조언은? (입학 전 준비나 입학해서의 자세?)

가장 중요한 건 영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것인 만큼 기본이 안되어 있으면 다시 처음으로 계속 돌아가야 할 테니까요. 부족함을 느껴서 우울해질 수도 있겠지만 일단 자신이 선택한 일이고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돼서 뽑히신 거니 충분히 잘 통과하실 겁니다 :)
 
 
10. 미래의 계획을 들어 볼 수 있을까요?

무언가가 되고 싶다기 보다 하고픈 일들을 하나씩 선택해서 해나갈 때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커서 다음 단계의 계획만 세우려고 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 걸까 생각해보면 저의 삶을 이끌어갈 키워드는 행복, 봉사, 새로움이니까 이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선택해 나가는 게 제 인생 계획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사소한 질문들 그리고 질문들을 토대로 공부해 나갈 때 행복을 느낀다는 걸 알게 되어서 앞으로의 진로는 연구원 쪽으로 생각하고 있고 따라서 다음 단계로는 대학원을 진학하려고 합니다. 대학 졸업 후 바로 대학원을 갈지 인턴 혹은 더 많은 세상의 경험을 하고 대학원에 갈지는 아직 모르지만 우선은 게으르거나 망설여서 기회들을 놓치지 않도록 가치관을 확실히 잡아두도록 해야겠네요!

영국 세인트앤드류스 대학교 University of St Andrews의 Science 파운데이션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동대학의 신경과학 Neuroscience로 진학하는 학생분의 후기입니다.